“그건……. 그럴 수도 있지. 사람이 어떻게 공부만 하고 살아?” “공부 안 하시면 어떻게 사실 건데요.” 뒷자리에 앉아있던 초영이 끼어들었다. “공부 잘해야 밥 먹고 사나, 못해도 밥 먹고 살 수 있어!” 공부와 낯을 가리는 영민이 끼어들었고, 수한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나중에야 먹고 살 수 있을지 몰라도 중간고사는 어떻게 치실 건데요...
수한의 목소리가 낮았다. 허율은 잠시 그대로 멈췄다가 수한의 요구대로 물러났다. 수한은 허율을 보지도 않고 곧바로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무렇지 않은 척 차를 빠져나오고 리조트가 가까워지자 수한은 자리에 주저앉아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거절해도 되는 걸 왜 그냥 받아들인 거야? 자신이 이렇게나 쾌락에 약한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자괴감은...
수한이 혀를 차며 허율의 팔다리를 마저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허율의 몸에 비해 작은 차 안으로 구겨 넣으려다 보니 수한의 몸도 차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고작 팔다리인데도 왜 이리 무거운지 부축할 때보다 더 힘이 들었다. 짊어지고 오느라고 고생을 한 바가지 했는데! 씩씩대며 허율을 노려보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몸에 힘을 풀고 늘어졌다. 사실 차에 ...
숙소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검은 차 옆에서 멋있는 척 무게를 잡고 선 허율이 눈에 띄었다. “쟤는 왜 꼭 튀게 혼자 저래?” 오지 않을 거라고 믿었는데 엠티까지 오다니. 게다가 갓 스무 살인 주제에 차를 끌고 와? 여러모로 마음에 안 드는 자식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못난 질투심도 끼어있었다. 차를 몰고 다니는 거야 집안 사정이 넉넉하면 그럴 수 ...
“헉…… 헉……. 맞다. 가방, 가방!” 막 번화가를 지나 집으로 뛰어가려던 수한은 다시 몸을 돌려 개강총회를 했던 술집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 좌우를 살피며 허율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한 뒤, 저 대신 빈자리를 채우고 있던 제 가방을 집어 들었다. “한수한! 너 어디 갔었어!”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왔는데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
크게 소리 지르고 나서야 막혔던 속이 조금 뚫리는 기분이었다. 단단하게 쌓아두었던 둑이 무너지니 술술 밀려 나왔다. “넌!” 으름장을 놓듯 매섭게 검지를 뻗어 허율의 얼굴을 가리켰다. “고소해도 넌 할 말 없어! 알아?” 수한의 경고에도 허율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되레 어이없다는 듯 픽 비웃음으로 받아쳤다. “해, 고소.” “뭐?” “해보라고...
당황한 수한이 한바탕 욕을 하려 입을 열자 수한의 목소리 대신 허율의 혀가 쑥 들어오고야 말았다. “읍!” 꼿꼿하게 힘이 들어간 혀가 입안을 가득 채웠다. 수한은 눈을 크게 뜨고 그저 당하기만 했다. 키스를 안 할 거라는 다짐처럼 요령 없는 혀가 수한의 볼을 찌르고 혀를 찔렀다. 수한도 키스를 안 해보긴 마찬가지라서 이 혀 놀림이 키스가 아닌 공격인 것...
행동보다 말이 더 가관이었다. ‘저거 완전 미친 새끼 아니야?’ 믿을 수 없는 말본새에 수한이 눈을 깜빡였다. 진짜 내가 들은 게 맞아? 수한과 같은 생각을 하는지 웅성거리던 소음마저 뚝 끊기고 온전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이런 신입생은 선배들도 경험해보지 못했는지 그 누구도 수습하지 못했다. 허율을 꼴을 가만두고 볼 수 없는 수한은 제 탓이 아닌데도 ...
수한은 보란 듯이 일부러 더 몸을 뚝뚝 꺾었다. 분명히 외면하고 싶으면서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시선에 묘한 희열이 느껴졌다. 너만 싫냐? 나도 싫어. 수한은 허율에게 지지 않으려 더욱 뻔뻔스럽게 춤을 췄다.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결국 허율이 더는 못 보겠다는 듯 눈을 꾹 감았다. 그제야 수한의 우스꽝스러운 춤사위가 멈췄다. “수한아...
“권허율, 알파래.” “뭐? 진짜?” 한나가 크게 놀라며 입을 가렸다. “야! 조용히 해! 조용히!” 커진 한나의 목소리에 도리어 초영이 놀라 한나의 어깨를 마구 두드렸다. 한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양옆으로 눈동자를 굴리더니 영민을 따라 속삭이듯 목소리를 잔뜩 줄였다. “그래서 피지컬이 남달랐구나.” 수한은 알파에 관해서 관심도 없었고, 특히나...
“왜 그래?” 힘주어 들어 올린 수한의 주먹이 허율의 등에 닿기도 전에 초영의 목소리가 수한의 손목을 붙잡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내려치려던 주먹을 괜히 쥐었다 펴며 시치미를 뗐다. 그런데도 초영은 의심을 풀지 않고 수한을 빤히 바라보았다. 수한은 허율을 응징하는 일보다 당장 스크린에 뜬 글자를 옮겨적기로 마음을 바꿨다. “초영아, 나 볼펜 하...
'사고… 사고 쳤다…!' 유영이 눈 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절규했다. 띵하게 울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겨우 밀어 올리며 미적미적 일어나 보니 속옷 바람으로 승진과 뒤엉켜있었다. 팬티 하나를 제외라고는 온통 맨살이라 당황스러웠다. 승진과 오랜 시간을 함께했어도 승진의 맨살을 보는 건 아주아주 드문 일이기에 유영은 왜 제가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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